나 어릴적

가장 좋아했던 곳


이제는 기억조차 없지만

수 천번은 족히 사용했던 곳


따스한 온기와 이 세상에 

단 하나뿐인 향기가 가득했던 곳


그래서

가장 행복했던 곳


어느덧

세월 흘러 다 잊어버린 곳


유일한 기억 한조각


어느 새벽녘

고열에 아파하던 날


병원도 없는 시골마을

황망히 일어나 포대기로 업으시고

시간도 아랑곳없이

달리고 달려 걸음보다 더 바쁜 마음

문 두드리며 우리 아이 살려달라고

그저 침 한대만 놔달라고...


그 이후로도 

병원 한 번 가지 않았어도

이 나이되도록 건강하게 살 수 있었던 이유

그 어떤 의사보다 용한 

당신의 사랑, 희생, 눈물

.

.

.

속절없는 세월앞에

초라해진 그 곳


넉넉했던 당신의 등은

어디가고 

신음소리만 노래가 되었네


어둠 너머 들려오는 노래소리에

불효자의 넋두리


나을 수만 있다면

당장이라도 당신 업고 달려갈텐데


의술도 좋아지고

과학도 발전하고

큰 병원도 많은데


왜 난 당신의 아픔을 

치유하지 못하는지


어디로 갈까요 

어떻게 하나요


아무래도 당신의 사랑에는,

당신의 희생에는 

도저히 감당치 못하겠습니다


한 평생

자녀위해 사시고도

오늘도 자녀 걱정으로 하루를 보내시나이까


그저

당신의 생명을 갉아먹은

이 불효자를

용서하여 주십시오


어머니

아 어머니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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WRITTEN BY
혼디모앙
대충 사용하다 고장나면 뭐가 문제인지 모르죠 정확하게 사용하면 뭐가 문제인지 금방 알 수 있죠

트랙백  0 , 댓글  6개가 달렸습니다.
  1. 감동적이네요 ㅠㅠ
    •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어머니를 만드셨다...는 유명한 말이 있었는데...알고보니 육의 어머니를 통해 영의 어머니를 깨닫게 해주신 것을...감사드립니다
  2. 와 정말 감동입니다
    어머니 사랑은 정말 백번 천번 말해도 감동입니다
    •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
      처음 써본 글이라 부족한데도
      칭찬해 주시니 부끄럽네요
      어머니 향한 마음은 모두 같은 거 같아요^^;;
  3. 자식 위한 부모님의 사랑은 끝이 없네요~
  4. 건블리 2019.08.07 23:18
    더운 여름입니다. 힘들고 지치고 어려운 여름이라고 자식 걱정에 걸려온 전화기 너머로 모친의 근심이 가득합니다. 어렸을 적엔 어리다고, 장성해서는 처자식 먹여살린다고 걱정에 걱정을 엮어서 사시는 부모님을 뵈면 늘 죄스러운 마음을 갖는게 당연한 듯 보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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